시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디자인을 통한 더 나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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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콘텐츠는 2021 서울디자인국제포럼에서 발제된 내용을 요약 및 편집하여 발표자의 사전 동의를 얻은 후 게재되었습니다.


발표자: 마리아노 알레산드로 (인덱스 프로젝트, Head of Future Thinking & Special Projects The Index Project)



인덱스 프로젝트는 2002년 덴마크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글로벌 이슈와 사회적 과제에 대한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도출하도록 영감을 주거나 교육을 진행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는 디자인과 디자인 프로세스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2002년부터 언급하기 시작한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Design to improve life)’이라는 개념에 기반을 두며,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접근방법으로 사회, 경제,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디자인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디자인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강력한 도구로 작용하여 21세기의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고 이를 증진시킨다. 오늘날 많은 사용자들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속가능성뿐만 아니라 생산 과정의 공정성을 검토하고, 이러한 척도를 이용해 대상의 가치를 평가한다. 그들은 제품 외관의 심미성 뿐만 아니라 대상이 어떠한 영향력을 지녔고 어떤 맥락에서 생산되었는지, 유기농인지, 순환 경제를 기반으로 하였는지, 사회적인 가치와 환경적 영향력은 무엇인지에 대하여 확인을 원한다. 사용자들이 제기하는 이러한 질문은 당연하고 적절한 질문이다. 

과학자들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증명해주고 있듯이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지구상에서 우리의 삶이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디자인은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그렇다. ‘선’을 위한 목적이라면, 디자인은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은 사용자 중심의 솔루션을 지향하기 때문에 기업과 정부에서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그리고 디자인 사고와 디자인 씽킹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인덱스 어워드 INDEX Award

우리는 2005년부터 인덱스 어워드(Index Award)라는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규모의 어워드로 디자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수백명의 디자이너들이 목소리를 내어 희망과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고 있고,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의 좋은 사례들을 발굴하고 있다. 전 세계로부터 그간 1만 건 이상의 프로젝트가 제안되었고, 현재는 9회째 어워드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의 디자인 공모전과는 조금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우리 삶의 주변을 조금 더 긴밀하게 살펴보고 있는데, 신체(Body)를 비롯하여 집과 일과 놀이, 학습, 그리고 지역사회와 같은 모든 것을 포함한다.

 

몇 가지 프로젝트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바로 짚라인(Zipline)이다. 짚라인은 상용 드론을 이용하여 필수적인 의약품이나 혈액, 백신을 필요한 곳으로 신속하게 운송하는 의료 드론 배달 시스템이다.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짚라인(Zipline)은 르완다 정부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들과 협업을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르완다의 220만명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필수의약품을 15분에서 35분 내에 공급한다. 짚라인 드론의 운용 범위는 150km이며 모든 기상 조건에서 24시간 내에 500건의 배달을 수행할 수 있다. 의료종사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필요한 의료 물품을 신청하고, 이는 안전한 물류센터에서 신속하게 포장되어 발송되며 배송 신청자는 주문 접수와 발송 메시지를 통해 의약품 배송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례는 건축 산업분야의 바이옴(BIOHM)이다. 건축 산업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산업 중 하나로, 자재의 재활용 문제나 노동자들에게 유해한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바이옴(BIOHM)은 오염물질과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지구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개발된 다양한 기후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단열 패널로, 버섯의 균사체에서 추출한 천연소재를 활용하여 개발되었다. 균사체는 단열 및 방음에서 석유화학이나 플라스틱 기반 건축 자재를 능가하고 천연소재로서 더 안전하기 때문에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가구와 패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분해 불가능한 재료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내구성이 좋고 최소한의 천연 자원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짚라인(Zipline)과 바이옴(BIOHM)


다음 사례는 파이시스(Pisces)라는 발광 LED이다. 이는 상업적 어업의 규모를 조정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어부들이 비 표적종을 피하여 어획 허가를 받은 크기의 어종 만을 유인하도록 계획된 장치이다. 빨간 빛은 대구를 유인하고, 파란 빛은 고등어를 유인하기에 적합한 예시와 같이 특정 필요를 충족시키는 파장과 강도, 깜박임 속도 등 다양한 유형의 빛의 패턴을 지정할 수 있고, 현재 어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그물이나 현대적 어업 작업 방식의 일부로 쉽게 적용 및 재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개발자들은 다양한 지리적 조건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부들과 다방면으로 협력하여 이 프로젝트를 계획하였다. 

이제 기술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기술은 디자인을 적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디자인과 다양한 측면에서 상관관계를 지닌다. 디자인이 기술은 올바르게 결합되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알고리드믹 저스티스 리그(Algorithmic Justice League)는 AI를 활용하는 기술로, 오늘날 AI 시스템이 확산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그 활용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AI 생태계가 투명하고 공평하게 구축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AI 도구들은 다양한 기술적 능력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반면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해치고 그들의 권리를 위협할 수 있다. 적절한 견제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면 AI 시스템은 인종차별, 성차별, 능력주의 등 여러가지 형태의 차별을 증폭시킬 수도 있다. 이에 알고리드믹 저스티스 리그(Algorithmic Justice League)는 이러한 AI의 문제점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제고하고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AI의 영향력을 알리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정책 입안자 및 산업 종사자들이 AI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편견이나 오해를 바로잡고 인식을 새로이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파이시스(Pisces)과 알고리드믹 저스티스 리그(Algorithmic Justice League)


좋은 기술은 모두를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꼭 최첨단의 것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아주 간단한 원리와 재료를 이용한 것도 충분히 기술적일 수 있다. 페이퍼퓨지(Paperfuge)는 불과 20센트의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동 원심 분리기로, 전통적인 원심 분리기와 같은 원리로 작동되며 질병 진단에서 중요하게 사용될 수 있다. 기존의 원심분리기는 분당 수천 회의 생체 샘플 회전을 위해서 고가의 기기를 전기를 사용해서 작동시켜야 하지만 페이퍼퓨지(Paperfuge)는 수동으로 작동 가능하고 혈장을 혈액샘플에서 분리하기에 충분한 속도로 샘플을 회전시켜 단 90초만에 표준 진단을 할 수 있다. 원심분리기는 주로 말라리아 진단에 사용되는데, 특히 질병이 만연한 열악하고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HIV, 결핵과 질병에 대한 빠른 진단과 치료를 유도하여 중대 질병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제품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단 20센트라는 것이다. 


기업과 정부차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

(Business and Governments Design to Improve Life)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기업과 정부는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업은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여 대중이 기대하는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게 되고,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공정한 기업활동을 펼치기 위해 디자인을 활용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을 정책 활동 절차에 통합시켜 사람과 산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디자인 씽킹과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과 절차를 도입하면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그들과 함께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고, 동시에 삶의 질을 향상하고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디자인 도구를 얻을 수 있다. 


교육 차원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

Design to Improve Life Education

각국의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디자인 사고와 디자인 방법론을 교육기관이나 교육제도에 포함시킬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이 세계화와 디지털화, 기후 변화 등에 대비하고 준비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스템(STEM)교육이 필요하다. 스템(STE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및 수학(Mathematics)에 대한 교육을 의미한다. 관련하여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혁신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은 미래를 수용하거나 미래를 형성하는데 점점 더 필수적인 요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는 칠레, 페루, 멕시코, 그리고 남아공 각지에서 지난 2년간 STEM과 디자인 씽킹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방식은 학생들이 어떠한 문제를 보았을 때 실제 그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사람의 시각에서 공감을 하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후 그룹을 형성하여 팀워크를 통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접근 방식을 평가하며 프로토타입을 통해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인덱스 프로젝트의 수년간의 경험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우리는 교사들에게 디자인 사고의 다양한 단계를 안내하고 교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계별 도구와 기술들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이 도구는 ‘콤파스(Compass)’이라는 주요 도구로 콤파스는 교육과정을 촉진하고 통합하여 삶을 개선하기 위해 구현된 문제 해결 도구이다. 콤파스는 누구의 어떠한 도전이든 구체적인 행동 방법에 대한 기술에 근거하여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면 디자인적 사고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지속가능하고 공정하며 책임감 있는 제품의 소비와 생산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는 형태로서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영향과 맥락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이렇게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로 인해 우리의 삶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과 기술은 사회적 혁신을 위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 좋은 도구로서 기능하는 기술은 사회구성원 모두를 지원할 수 있어야하고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종이나 능력에 따른 차별을 유발하지 않도록 적용되어야 한다. 기술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기술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기술을 수용함에 따라 도시가 경쟁력을 가지게 되는 현상과, 기술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는 스템(STEM) 교육과 디자인 씽킹이 문제해결 능력 및 공감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가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함께 할 수 있는 도구는 우리의 든든한 지원군이라 할 수 있겠다. 


Final Remarks

Q1. 인덱스 어워드는 어떤 관점에서 중요성을 지니는가?

   What is the point of view that index awards are important to?

인덱스 어워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지속 가능한 디자인 어워드로, 2005년 시작된 이래 수 많은 후보작들이 출품되었다. 인덱스 어워드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의 우수사례를 통해 대중들에게 디자인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인 디자인 어워드가 제품 디자인 또는 서비스 디자인과 같은 특정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인덱스 어워드는 신체, 삶과 일, 놀이, 학습 등 인류 삶의 모든 분야에 관여한다. 다양한 부문을 포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차별점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제품의 외관과 형태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은 이미 해결된 문제이자 많은 사람들이 집중하고 있는 문제이므로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하는 디자인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이를 인덱스 어워드의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Q2. 어워드 이후 우수 아이디어의 확산을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What efforts are being made to spread the good ideas after the award?

인덱스 어워드에서 선정된 우수 아이디어는 어워드 종료 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본선 진출자 및 수상자를 중심으로 함께 컨퍼런스를 진행하거나 기업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함께 협업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는 어워드의 수상자들을 인덱스 어워드 동문(INDEX Alumni)이라 부르며 각종 교육과 워크숍 진행 시 이들의 사례들을 인용하여 더 나은 삶을 위한 디자인의 솔루션을 찾고자 노력한다. 이와 같이 어워드의 수상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활동은 과거 수상 및 본선 진출자들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여 네트워크 형성의 측면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이처럼 전 세계의 사람들과 사회 전반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Q3. 우수 사례의 현실화 또는 플랫폼을 통한 확산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는가? 

How are you working to make the cases real or spread through the platform?

우리는 전시 진행 및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는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고, 수상작들에 직접 투자를 하기도 한다. 인덱스 프로젝트 내에는 두 가지 종류의 마이크로 펀드가 있는데, 현재 여섯 개의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고 공동 투자자들도 함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우수한 프로젝트들이 다수 생성되었다. 아이디어가 좋은 프로젝트들은 종종 사업적 시각이 부족한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이들에게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디자인 전문 회사와 협업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인덱스 어워드에 출품되는 모든 프로젝트들은 단순한 콘셉트의 제안이 아닌 실질적인 산출물을 지니는 프로젝트이다. 인덱스 어워드는 아이디어 보다는 프로토타입 이상의 결과물을 통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펼치는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진전시키고 현실화시키는 것은 투자를 하고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아마도 인덱스 어워드의 가장 큰 차별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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