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론에 대한 외침

  • 관리자
해당 콘텐츠는 2021 서울디자인국제포럼에서 발제된 내용을 요약 및 편집하여 발표자의 사전 동의를 얻은 후 게재되었습니다.


발표자: 리처드 반 더 라켄 (Co-founder & Creative Director What Design Can do)



What Design Can Do 

What Design Can Do는 약 10년전, 덴마크 디자이너들에 의해 조직된 디자인 그룹이다. 디자인 스튜디오들은 다양한 종류의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생성하는 활동을 하는데, What Design Can Do 역시 이러한 이니셔티브 중 하나로 시작되어 현재는 6개국에 허브를 두고 있는 국제 기구의 규모로 성장하였고, 국제적 디자인 커뮤니티 형성에 역점을 두고 현재 시대의 사회적 이슈와 중요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기후위기는 우리 시대 인류에게 가장 중대한 과제이다. What Design Can Do는 기후 문제를 특히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디자인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찰과 사회적 책임감이 작용하였다. 

몇 달 전 What Design Can Do는 ‘No Waste Challenge’ 공모전을 실시하였는데,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여 동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배포하는 방법으로 공모전을 홍보하였다. 영상에 등장하는 많은 디자이너들은 그간 자신들이 ‘금세 버려질 쓰레기’를 디자인해왔음을 고백하였다. 오늘날 디자인 행위가 귀중한 자원을 폐기될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시키고 있음을 경고하였고, 우리는 수명이 매우 짧은 제품들을 만들어내는 ‘TAKE MAKE WASTE’ 모델에 갇혀 있으므로 순환적이면서 타당성 있는 제조와 사회를 향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은 분명 폐기물 순환에 대한 책임이 있다. 전 세계 플라스틱의 91%는 재활용되지 않고, 식량의 30%는 소실되거나 버려지고 있다. 관점을 달리 생각해보면, 버리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전환해볼 수 있다. 우리가 발명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이를 발명해내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디자인 해야한다. 그리고 제품과 서비스와 우리의 관계를 재설정해야한다. 디자이너들은 대중에게 당장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함을 강조하였고, 호기심을 가지고 과감하게 ‘No Waste Challenge’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였다. 이러한 내용의 바이럴 영상을 주축으로 한 캠페인 형식으로 시작된 공모전은 많은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매우 긍정적인 호응을 얻었다.


What Design Can Do는 디자인이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그룹이다. 디자인은 단순히 예쁜 것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라 창의성을 기반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이처럼 매우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불가능한 영역에 대해 논하기보다 디자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지난 10년간 What Design Can Do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장해왔고, 현재 암스테르담, 멕시코 시티, 상파울루에서 연례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전 세계에서 모인 디자이너를 비롯한 크리에이터와 사업가, NGO 및 각국의 정부 소속 연사들이 디자인 혁신을 위해 기회를 탐색하고 비전을 공유한다. 자본과 기술, 또는 국제기구의 정책만으로는 이 세상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없다. 시대는 디자인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대안적인 전략, 새로운 아이디어, 도발적인 사고를 필요로 한다. 이에 What Design Can Do는 블로그와 소셜미디어와 같은 참여형 플랫폼을 운영하여 디자인과 기후변화, 사회문제 보건과 웰빙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오늘날 중대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있다. What Design Can Do는 디자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공모전(Challenge)을 개최하여 난민문제와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 문제에 대한 새로운 솔루션을 도출해보도록 제안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온라인 플랫폼에 업로드하여 공유하면 심사위원단에 의해 최고의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엑셀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아이디어를 제품화 시키거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킨다. What Design Can Do는 가까운 미래에 오대륙의 각 도시 현지에서 에너지와 안전에 관한 챌린지 시리즈 개최를 계획하고 있고, 멕시코 시티에서 새로운 컨퍼런스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 모든 활동은 WHATDESIGNCANDO.COM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THE POSITIVE IMPACT OF DESIGN

What Design Can Do는 디자인의 긍정적인 영향력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소셜 임팩트 디자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용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이 포함하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COMMUNITY BUILDING

첫 날부터 개최되는 컨퍼런스, 축제, 워크숍, 파티, 인터뷰 세션 등의 다양한 이벤트는 다양한 사람들을 모으고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협업을 촉진하여 커뮤니티를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해당 프로그램은 암스테르담, 상파울루, 멕시코시티의 현장을 비롯하여 나이로비, 도쿄와 같은 또 다른 도시의 현지 파트너들과 온라인 워크숍 형태로 진행되며, 커뮤니티의 구축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국제적 미디어 파트너와 협력하여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청정 에너지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할 당시 암스테르담, 멕시코시티, 상파울루, 나이로비, 뉴델리 5개 도시를 대상으로 ‘I AM’ 시리즈를 제작하여 각 도시가 주체가 되어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영상을 제작하여 각 도시의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가 What Design Can Do의 청정 에너지 챌린지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 DESIGN CHALLENGES

What Design Can Do의 소셜 임팩트 디자인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디자인 챌린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6년 유럽과 중동을 중심으로 발생한 난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챌린지를 시작으로 매우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는 기후 행동 챌린지(2017), 네덜란드 법무부와 협력하여 설계한 아동 성 착취문제 챌린지(2018), 국제적 규모의 청정 에너지 챌린지(2018), 그리고 5개의 대도시에 집중하고 있는 노 웨이스트 챌린지(2020)에 이르기 까지 국제적으로 시급한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모든 챌린지는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공개 공모(open call)(open call)의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구체적인 제안서를 통해 무수히 훌륭한 아이디어가 수집되었다. 미숙한 아이디어부터 완성도 높은 제안서까지 놀라운 인사이트를 주는 다양한 디자인 중심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WHAT DESIGN CAN DO는 스스로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자신감과 이 여정을 지속해야 한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 HOW DO WE DO THIS?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얼마나 유연한 프로세스를 개발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우리는 디자이너가 브리프 형태로 정리된 주제를 전달받아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작품을 선정하며 결과적으로는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고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따라서 What Design Can Do는 가장 먼저 리서치를 진행한다. 특정 주제별로 사람들을 모아 랩(Lap)을 구성하고, 주제와 관련된 세계 각지의 디자이너, 크리에이터, 건축가 등의 전문가를 초청한다. 각 랩(Lap)은 지식을 모두 한 곳으로 모아 디자이너들이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리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What Design Can Do 소속의 전문 연구자들과 협력하여 구체화된 방법론을 사용하여 브레인스토밍을 실행하고 세션 진행 후 해당 내용을 브리프로 정리하여 웹사이트를 통해 공유한다. 이후 캠페인을 통해 디자이너들이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홍보활동이 이루어진다.


공개 공모(open call)가 끝난 후에는 전 세계의 신생 디자인 스타트업부터 디자인 전문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제안서와 이니셔티브를 대상으로 선정 작업을 진행한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지만 이니셔티브의 성공 가능성을 비롯하여 팀의 구성, 리더의 자질 등 구체적인 기준을 가지고 선정하며 아이디어의 생존 및 지속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선정작을 선발한 후 가장 먼저 재원을 투자한다. 

What Design Can Do의 리서치 사례로 폐기물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TAKE-MAKE-WASTE’ 모델은 우선 인류가 지구로부터 너무나 많은 자원을 채취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자원을 가지고 만드는 제품,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회용 제품들은 사회와 환경에 매우 부적절하며 결국 제품으로부터 비롯되는 폐기물들은 수거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WHAT DESIGN CAN DO는 채취(TAKE), 제조(MAKE), 폐기(WASTE)의 3단계 프로세스의 문제점을 인식하여 조금 다른 모델을 제안하였다. 자원을 덜 채취하고(TAKE LESS), 더욱 잘 만들며(MAKE BETTER) 더 똑똑한 방법으로 폐기물을 처리(HANDLE SMARTER)하는 프로세스 모델이다. 이러한 내용은 연구 끝에 브리프로 작성되어 디자이너들이 열람하고 작업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에 게재되었고, 공개 공모(open call) 기간 동안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은 제안의 주제와 관련하여 이를 참고자료로 활용하였다.   

공모 이후 우승작을 선정하고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What Design Can Do는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디자인 중심의 스타트업을 우승자로 선정하고 상금을 지원하는데 있어 특히 IKEA 재단 같은 경우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이다. 디자인 기반의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상금을 활용하여 자신들의 작업을 지속하고 이를 개발하여 구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또한 매우 중요하다. 우승자로 선정된 스타트업은 3개월간 진행되는 집중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개별 프로젝트를 개발하거나 프로토타입 개발 및 평가 측정을 통해 비즈니스 계획을 확장하여 더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What Design Can Do가 실제로 지원하고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BEE HIVE’는 인도의 뉴델리에서 진행된 이니셔티브로 도시의 열을 식히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설치되는 구조물의 크기를 달리하여 공공 공간과 가정에서 각각 사용할 수 있으며 ‘BEE HIVE’는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지식을 이용하여 도자기에 물을 붓자 마자 공기가 냉각되는 원리를 적용한 흥미로운 이니셔티브이다. 또 다른 하나는 ‘RADIAL’이다. 최근에 진행된 NO WASTE CHALLENGE의 프로젝트의 우승작으로 바이오 기술을 이용하여 농업 폐기물을 탄소중립 물질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이니셔티브이다. 현재 후속 단계를 위한 지원이 진행중이기도 하다. 마지막 사례는 2017년 첫 기후 행동 챌린지의 우승작인 네덜란드 디자이너가 개발한 발전소 이니셔티브이다. 전 세계 최초로 자체적으로 전력을 수급하는 태양광 패널 온실을 개발하여 디자인과 기술이 아름다운 조합을 이룬 결과물을 제시하였다. 해당 디자이너의 희망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우리 모두가 자체적으로 전력을 수급하는 온실을 각자의 마당이나 옥상에 설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미래를 위한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What Design Can Do의 엑셀러레이팅 사례


What Design Can Do는 지금까지 40여개의 이니셔티브를 선정하여 지원 및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 모든 그룹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큰 꿈을 가지고 각자의 이니셔티브가 성공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40개의 팀 중 32개 팀이 여전히 사업을 지속하고 있고, 이들은 1500만 유로의 투자금을 유치하였다.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는데 있어 디자인 중심의 이니셔티브에 관심을 가지고 공감하고 있음을 의미하므로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What Design Can Do의 NO WASTE CHALLENGE

현재 What Design Can Do는 폐기물과 관련하여 NO WASTE CHALLENGE라는 대규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고, 배출량을 감소시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를 활용한 적극적인 캠페인 활동은 주로 영상을 비롯한 여러가지 콘텐츠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는 다양한 국가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매우 큰 파급력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디자인 된 제품이 결국 폐기물로 버려지는 과정에 대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공모하는 NO WASTE CHALLENGE는 채취하고(TAKE), 제조하고(MAKE), 버려지는(WASTE) 단계의 경계를 재설정하고자 미디어 캠페인을 통해 인식을 재고하고 디자이너 또는 혁신가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유도하였다. What Design Can Do는 폐기물 문제와 소비주의에 대한 심층적 리서치를 통해 문서를 작성하였고 이는 많은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에게 문제 해결에 대한 긍정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였다. 캠페인은 세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공개 공모의 형태로 진행되었다. 


NO WASTE CHALLENGE 플랫폼에는 많은 사람들이 접속하여 브리프를 다운로드 했고, 캠페인 콘텐츠의 곳곳에는 커뮤니케이션에서 눈에 띄는 즉각적인 그래픽 키워드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폐기물 문제를 좀 더 디자인 중심의 관점에서 다루게 된다. 이러한 메시지는 What Design Can Do의 창립자 리처드 밴 더 라켄(Richard van der Laken)의 기고문과 전 세계 디자이너들의 육성과 영상을 통해 확산되었고, 그 결과 해당 공모는 놀라운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 105개국에서 1409건의 작품이 출품되어 지금껏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였고, 플랫폼의 방문 횟수는 30만을 넘어섰다. 소셜 미디어에서 약 1500만 번 언급되었으며 온라인 콘텐츠 참여율은 6.7%, SNS 팔로워수는 11% 증가하였다. NO WASTE CHALLENGE의 마지막 단계는 우승작을 선정하고 그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켜 글로벌 폐기물 위기 대응에 실질적 임팩트를 창출하는 것이다. 버려지는 쓰레기 또한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것도, 쓰레기를 없애는 것도 모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전 세계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러한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다. 기후 변화를 비롯하여 도시의 다양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상력과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의 구축이 매우 중요하며, 디자이너들은 상상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을 생각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서울, 암스테르담, 세계의 다른 도시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하며What Design Can Do의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이들과 대화를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카테고리 관련 컨텐츠
해시태그 관련 컨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