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과 도시 구축 - 도시와 해결하기 어려운 도시의 사회문제에 대한 디자인 접근법

해당 콘텐츠는 2017 사회문제해결 세미나에서 발제된 내용을 요약 및 편집하여 발표자의 사전 동의를 얻은 후 게재되었습니다.


발표자: 에치오 만치니 (DESIS 네트워크 창립자)


 출처: Francois Jegou; SDS


현대 도시에는 불평등 심화, 고령화, 만성질환의 확산, 이민자 통합의 어려움, 보다 일반적으로는 사회적 응집력에 대한 위협 등 만성적인 사회문제들이 얽혀 있다. 이 문제들은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적 체계를 적용했을 때 해결책이 없으므로 ‘만성적’인 문제로 정의될 수 있다. 반면 우리가 이 문제를 보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체계(새로운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기술적 시스템) 내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실상 디자인 역량에 해당하는(즉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 누구든) 실용적 감각과 창의성이 모두 있어야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도시에서의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도시와 장소의 연관성에 대해 별개의 것이라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계획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사람과 장소 및 인프라와의 상호작용은 도시에 모두 포함된다. 과거에는 도시를 생각할 때 위에서 내려다 보는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이는 도시 전체를 바라보고 큰 범위에서 계획한다는 의미이다. 크게 바라보는 관점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인식하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도 있다. 많은 사회적인 이슈들은 그 장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볼 수 있다. 도시 내 많은 사람들이 안전에 관한 이슈를 이야기 한다면, 실제로 도시에 위험요소가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많은 범죄가 일어나고 있고, 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모든 도시가 안전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는데, 사람들은 자신이 주거하고 있는 도시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을 때, 스스로 보호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불안함을 느낀다. 통계적으로는 무관할지라도 가족 및 이웃들과 상호작용이 충분하지 않는 경우에 이러한 불안감을 느낄 확률이 더 높다. 우리는 이와 같은 접점에서 사람들의 생각을 파악해야 한다.


사회문제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은 그 디자인을 전개한 사람의 역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현실에 존재하는 무언가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을 때, 우리의 상상력, 창조력을 자극하고 무언가를 해낼 수 있게 되는데, 사실 우리는 일상적인 삶에서 누구나 이런 일을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가 편안하고 안정적이라고 느낀다면 이런 과정들이 일어나지 않는다. 개선을 할 이유를 찾지 못해 하던 방식대로 안주하려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디자인 전문가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디자인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디자인 전문가들은 디자인의 프로세스에 대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정책을 비롯한 사회 관련 분야에서도 디자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정책 및 경영은 정부의 자체 책임이라 볼 수 있지만, 이에 디자인 전문가는 충분히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다양한 역량을 갖추어 여러 분야에서 활동 가능한 디자인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디자이너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음을 갖고, 디자인을 배운 학생들은 누군가가 필요로 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직접 실험을 통해 시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속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생겨나고 있고, 실제로 디자인이 작용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 되어있다. 그것은 각 개인의 생활 반경 내에서 발생하는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고, 기업 차원의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으며, 도시와 관련된 프로젝트가 될 수도 있다. 디자이너들은 이를 거시적, 미시적으로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


도시는 복잡한 사회문제가 특히 밀집되고 서로 얽혀 있는 환경이지만, 협업적 접근법을 적용하면 이와 같은 밀도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협업적 해결책은 몇 개의 서로 다른 방법론이 모여 모든 도시 주체(시민, 협회, 기업, 기관)가 협업적 사회 행동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환경에서 개발 및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유리한 조건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협업적 행동에 기반한 사업과 이를 지원할 역량이 있는 거버넌스 형태 간 선순환이 구축되어야 한다. 협업 사업의 존재가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 이행 조건을 만들어내고 그 반대로 새로운 형태의 협업적 거버넌스가 훨씬 더 많은 협업 프로젝트의 출현과 확산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에 선순환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선순환이 이루어지면 두 가지 결과를 얻게 된다. 여러 특정한 문제들이 해결되고, 도시 전체가 살아난다. 이와 같은 상향식 자립 협업 프로젝트를 적절한 거버넌스 접근법과 조합하는 전략은 효과적인 도시 구축 전략(strategy of city making)으로 보일 수 있다. 


밀라노는 이런 도시 구축 전략의 성공 사례이다. 밀라노는 한때 활력을 잃은 도시로 전락한 적이 있으나 변화를 이루기 위한 시도를 통해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는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의 역량으로 도시를 함께 만든다는 접근법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기 보다는 개별적으로 형성된 네트워크를 조력하였고 시민의 아이디어 및 그들의 역량과 의지로 도시를 바꾸어 나갔다. 항상 하향식 방식으로 이끌어가고 개입할 수는 없다. 리스크는 어디에든 존재하기 때문에 실패도 경험할 수 있다. 혼란이 생기거나 규정이 되어있지 않고, 질서정연하게 움직이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이를 용인할 수 있어야 한다. 갈등이 생기는 것은 모두 나쁜 것이 아니기에, 여기에서 조율을 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출처 : http://www.seouldesign.or.kr/board/32/post/101590/detail?menuId=29&boardCateId=4



우리는 현재 주거지역 및 주택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이전의 주택이 다인가족을 위한 것이었다면, 현재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물리적인 지배 공간이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도 변화하고 있다. 외로움이 증가하게 되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도 달라진다. 이탈리아의 임대주택은 주택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는 주택이었으나 우리는 이런 소셜하우징의 개념을 바꾸어 사회적인 생활과 상호작용을 만들어주는 공간으로 재탄생 시켰다. 주택은 이제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교류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아파트처럼 도시를 향해 열려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동시에 물리적인 공간을 함께 디자인한다는 것이 디자인 팀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의 역량을 이용해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공간을 디자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태의 프로젝트가 영구적으로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같이 협력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문제해결과 도시 구축 간 선순환을 위하여 그 과정의 세부적 차원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인은 시민과 시민, 시민과 기관 간의 협업적 조우를 성립시키고 이들이 지금, 내일 그리고 10년 후에도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싶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것이 오늘날 도시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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