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1] 지속가능성을 위한 로레알의 협력적 디자인

세션1

“지속가능성을 위한 로레알의 협력적 디자인”

소지혜 / 로레알코리아 그룹홍보 및 지속가능성 부문장



서론

안녕하세요. 

로레알 코리아에서 그룹 홍보와 지속가능성을 담당하고 있는 소지혜입니다.


먼저, 이렇게 서울디자인국제포럼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서 우베 회장님도 말씀하셨지만, 디자이너도, 건축가도 아닌 저 역시 처음 초청을 받았을 때 어떤 이야기를 드려야 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오늘 오세훈 서울 시장님과 헬레 대표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서울의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점점 더 명확해졌고, 그것은 ‘지속 가능성’, ‘약자와의 동행’, ‘기후 위기 대응’이 함께 어우러진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이 자리에 초대받은 이유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오늘 저는 ‘지속 가능성을 위한 로레알의 협력적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로레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디자인에 녹여내고, 또 서울시와 같은 공공기관과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로레알 소개

발표에 앞서, 먼저 로레알에 대해 간단히 소개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로레알을 염색약 브랜드로 알고 계시지만, 사실 로레알 그룹은 세계 최대의 뷰티 기업 입니다. 1909년, 화학자 유진 슈엘러(Eugène Schueller)가 집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염색약을 개발하면서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116년 동안 로레알은 ‘미래에 적합한 기업’이 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글로벌 뷰티 시장의 리더십을 유지해 왔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로레알은 ‘과학에서 시작된 기업’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고,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입니다.

현재 로레알은 150개국에서 약 9만 명의 임직원이 함께하고 있으며, 매년 전체 매출의 3%를 연구 · 혁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매년 690건이 넘는 특허를 등록할 정도로 과학과 혁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입니다. 로레알 그룹은 총 37개의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랑콤, 입생로랑, 키엘, 비오템, 케라스타즈, 라로슈포제 등 여러분께서 한 번쯤 들어 보셨거나 실제로 사용해 보셨을 브랜드들이 모두 로레알의 제품입니다.


로레알에는 아주 유명한 슬로건이 하나 있습니다. 영어로는 ‘Seize what’s next’, 한국어로는 ‘새로운 것을 포착하라’ 라는 의미입니다. 이 슬로건에는 로레알 그룹의 기업 정신과 도전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자, 시장 환경, 그리고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속에서 로레알은 언제나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로레알은 전 세계에 20개의 혁신센터를 두고 있으며 약 4,000명의 연구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외부 기관, 기업,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혁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로레알 코리아의 활동과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로레알 코리아는 2,000명의 직원과 함께 17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2018년에 인수한 ‘3CE’, 그리고 최근 인수한 ‘닥터지(Dr.G)’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3CE는 전 세계 1위 K-뷰 티 메이크업 브랜드, 닥터지는 국내 1위 더모코스메틱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앞으로 두 브랜드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레알 코리아는 ‘코리아 이노베이션 센터(Korea Innovation Center)’를 운영하고 있습 니다. 이 조직은 국내의 K-뷰 티 트렌드와 소비자 인사이트를 빠르게 파악해 이를 전 세계 시장에 선보일 신제품에 즉시 반영하고 스케일 업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로레알 코리아의 미션은 단순히 로레알의 혁신을 한국에 들여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혁신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것입니다.


로레알의 디자인 철학

로레알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이 철학은 로레알의 존재 목적, 즉 기업의 목적의식에서 출발합니다. 로레알의 목적은 바로 ‘세상을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입니다. 조금 추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아름다움’이란 다양하고, 혁신적이며,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소비자의 니즈는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습니다. 피부 타입과 피부 톤, 모발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포용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로레알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기업으로, 이를 대신해 인공 피부를 활용한 제품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심지어 트러블이 있는 인공 피부까지 구현하여 다양한 피부 타입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정교한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과학과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 더 정교하고 효과적인 뷰티 솔루션을 기대하고 있습 니다. 로레알은 최첨단 기술을 통해 제품의 효과와 효능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뷰티 제품을 경험하는 여정 자체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매년 CES(국제전자 제품박람회)에서 로레알 은 새로운 뷰티테크 솔루션을 공개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글로벌 CEO가 뷰티 기업 CEO로는 최초로 기조연설을 진행해 ‘뷰티와 기술의 결합’, 그리고 그 중요성을 전 세계에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로레알은 지구의 한계를 존중하는 지속 가능한 뷰티 솔루션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 니다. 이 철학은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반영됩니다. 로레알은 모든 제품에 ‘에코 디자인’ 원칙을 적용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 사용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전 생애주기, 원료의 추출, 포장 제작, 사용, 재활용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평가합니다.


또한 탄소 배출 한 가지 요소에만 집중하지 않고, 유럽의 환경 평가 기준에 따라 14가지 환경 요인 을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제품의 환경 영향을 점수화하는 자체 평가 툴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더욱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에코 디자인 원칙은 2017년에 처음 도입했습니다. 이후 작년에 새롭게 출시되거나 리뉴얼된 모든 제품은 이 툴을 거쳐, 이전보다 환경 영향이 더 개선된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로레알의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의 여정에 대해서도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실 로레알은 뷰티 기업으로서는 매우 이른 시기인 1989년에 ‘동물실험을 하지 않겠다’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이후 2009년부터는 에너지와 물 사용 등 산업 현장 전반에 대한 환경 목표를 공식화했습니다.


2013년에는 ‘셰어링 뷰티 위드 올(Sharing Beauty With All)’이라는 첫 번째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을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를 마주하면서 2017년에는 과학 기반 감축 목표를 세우고, 외부 기관인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에는 두 번째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인 ‘로레알 포 더 퓨처(L’Oréal for the Future)’, 즉 ‘미래를 위한 로레알’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기후 위기가 훨씬 더 심각해지면서 작년에 저희가 다시 한번 훨씬 더 야심 찬 넷제로(Net Zero) 목표를 세웠고, 이 역시 SBTi로부터 공식 승인을 받은 바 있습니다.


'로레알 포 더 퓨처(L'Oréal for the Future)' 프로그램은 기후 전환, 자연 보호, 자원 순환, 그리고 지역사회라는 네 가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속가능성 노력의 성과를 바탕으로 CDP나 에코바디스(EcoVadis) 같은 외부 기관으로부터 매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다양성, 포용성, 윤리, 성평등 등의 지수에서도 꾸준히 높은 평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로레알은 지속가능성과 미래의 아름다움을 위한 철학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과 디자인의 접목

로레알은 ‘참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참여형 디자인은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로레알은 매년 전 세계 임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시티즌 데이’라는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매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발달장애 학생들과 함께 롯데월드로 봄 나들이를 가기도 하고, 인천 실미도에서 해변 정화 활동을 하거나, 학교 벽화를 함께 그리는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로레알은 단순히 기업의 후원 만으로 사회적·환경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천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밀알학교(일원동 소재)의 발달장애 학생 188명, 그리고 로레알 직원 400명이 함께 참여해 플라스틱 장난감을 분해하고 업사이클링 벽화로 재탄생시키는 시티즌 데이 활동을 진행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뭉클했던 점은 그 벽화의 원작이 바로 밀알학교 출신 발달장애 예술가 이현수 작가님의 작품이었다는 점입니다. 600여 명의 학생과 직원이 함께 300개가 넘는 플라스틱 조각을 조합해 이 작품을 벽화로 완성했고, 현재 그 결과물은 밀알학교 1층 로비에서 전시 중입니다.


또한, 로레알은 직원뿐 아니라 소비자의 참여 역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키엘, 비오템, 이솝, 랑콤 등 여러 브랜드 매장에서 소비자와 함께하는 공병 수거 및 재활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장에 비치된 수거함에 공병을 가져오면 고객에게 마일리지 포인트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수거된 공병은 파트너사를 통해 재질별로 분류·재활용되며, 가끔은 특별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통해 자원 순환의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도 합니다.


그중 하나로, 2022년에 서울시가 처음 개최한 ‘서울 뷰티 위크’ 때 서울시와 협업하여 업사이클링 작가 이송준 님과 함께 ‘향기 나무’라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 작품은 사용된 공병의 형태를 그대로 살리면서, 그 안에 아름다운 나무와 열매의 형상을 더해 ‘선순환’이라는 가치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DDP 전시에 공개되었을 때도 시민들의 반응이 매우 뜨거웠습니다.


또 하나의 사례로, ‘자원 순환’을 콘셉트로 디자인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키엘 매장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소비자분들이 직접 수거해 주신 공병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벽돌, 테이블, 수납장을 제작했고, 이 자재들을 활용해 매장 전체를 자원 순환 콘셉트 공간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의 협업을 통해 백화점 정문 앞 벤치를 모두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벤치로 교체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현재는 코레일과 함께 서울역 2층 역사 내 업사이클링 벤치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화장품 용기를 업사이클링한 자재로 제작된 이 벤치는 공공장소에서도 환경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전달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기업이 추구하는 선순환 구조의 상징적인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을 담은 디자인 사례를 하나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사용하는 택배 상자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만들 수 없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로레알은 제품을 배송할 때 사용하는 박스부터 환경을 고려하고 있습 니다. 모든 택배 박스는 재활용 폐지를 사용하고, FSC 인증 종이테이프와 종이 완충재를 적용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로레알이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은 환경적인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적 가치, 포용성과 다양성 역시 그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가치를 택배 박스 디자인에도 담아보면 어떨까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캠페인이 바로 ‘크리에이터 올(Créateurs All) 뷰티 캠페인’, 즉 ‘크레올 뷰티 캠페인’입니다.


로레알은 2022년부터 장애 예술인 그림 공모전을 매년 개최해 오고 있으며,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수상작을 실제 택배 박스 디자인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공모전에서는 박찬흠 작가의 ‘별밤’, 박주영 작가의 ‘자화상’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림은 택배 박스 표면에 인쇄되어, 제품을 받는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예술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박주영 작가님은 청각장애가 있으신데, 자화상을 그릴 때마다 자신의 귀가 있는 자리에 꽃을 그리신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꽃으로 표현하고 싶어서”라고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저희는, ‘아름다움’과 ‘포용성’의 진정한 의미를 박스 디자인을 통해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공모전에서는 김채성 작가의 ‘자유로운 세상’이 선정되었습니다. 작가님은 “고래가 바다 대신 하늘을 나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며, “그 고래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싶었다”는 설명을 덧붙이셨습니다. 꿈과 용기, 자유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이 작품 역시 로레알의 택배 박스에 적용했습니다.

첫 번째 공모전은 서울문화재단과 함께 진행되었고, 수상작뿐 아니라 입선작 20점을 롯데백화점 본점에 전시해 시민들이 직접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공모전은 발달장애 예술인 에이전시인 ‘디세이블드’와 협력해 진행했습니다. 이미 활동 중인 작가뿐만 아니라, 예술을 배우는 학생들까지 참여해 훨씬 폭넓고 풍성한 공모전이 되었습니다.


특히 의미 있었던 것은, 두 번째 공모전의 수상작과 입선작이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서울시에 시범 설치된 가로 쓰레기통 뚜껑에 전시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로레알의 캠페인을 알리는 수단을 넘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장애 예술인의 작품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한 접근성 확대 프로젝트로 이어졌습니다.


참여하신 김채성 작가님은 “아름다움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며, “그림으로 세상에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씀이 바로 로레알이 지향하는 ‘세상을 움직이는 아름다움’의 본질 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

앞으로 저희는 이런 디자인 협업을 더욱 확대해, 공공시설물 디자인 속에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공사장 가림막 아트월 프로젝트, 또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도로 위 미술관’ 프로젝트처럼 예술적 가치를 시민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공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가치, 즉,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이 공공의 가치와 맞닿는 순간, 협력의 기회와 범위가 훨씬 더 넓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디자인을 통해 구현할 때,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로레알의 목적은 ‘세상을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 아름다움을 이제는 서울을 움직이는 아름다움으로 확장해, 서울시와 로레알이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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