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소프트시티, 글로벌 디자인 서울!

대담자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헬레 소홀트  GEHL CEO & 공동설립자

우베 크레머링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 CEO



[오세훈]

덴마크의 헬레 소홀트 대표님, 그리고 독일의 우베 크레머링 회장님, 서울시청을 방문해 주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서울시는 현재 ‘약자와의 동행’과 ‘도시 매력도 증진’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에서 세계 Top  5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서 디자인을 주제로 두 분과 함께 대담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늘 자리는 ‘특별대담’이라 이름 붙였지만, 사실 제게는 ‘특별질문’의 시간입니다. 저 역시 배우는 마음으로 이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헬레 소홀트 대표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서울시의 핵심 모토 중 하나는 ‘약자와의 동행’입니다. 그만큼 복지정책은 매우 중요한데, 경제적 지원만큼이나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공시설물, 예를 들어 한강, 남산 등의 공간적 품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도시공간을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업그레이드하여 시민들에게 더 편안하고 즐거운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지, 또 이러한 방향에 대한 국제적 트렌드는 무엇인지 서울시에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헬레 소홀트]

무엇보다도 시장님께서 오늘 직접 이 자리에 와 주신 것이 정말 기쁩니다. 이처럼 디자인을 도시의 문제 해결과 정책의 도구로 삼는 데 시장님이 직접 리더십을 보여주시는 것 자체가 성공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은 이미 다른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빠르게 도약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가 지속된다면, 서울은 충분히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Top  5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 입니다. 도시의 가장 취약한 계층을 지원하고, 보다 포용적인 접근을 하는 데 있어 그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제가 오늘 기조세션에서도 말씀드렸듯, 도시를 설계할 때는 ‘공공 영역(Public Realm)’, 즉 시민의 일상과 직접 맞닿은 공공공간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물리적 인프라(하드웨어)뿐 아니라 사회적 인프라(소프트웨어)에도 똑같이 집중해야 합니다.

이제는 재정 자원이 점점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도시가 지출하는 모든 예산은 물리적 문제나 환경 문제만 해결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 예산이 동시에 사회적 문제와 건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도록 쓰여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미래 시민들의 번영을 위한 진정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오세훈]

네, 감사합니다.


소프트 시티(Soft City)라는 말이 있는데, 서울시 역시 소프트 서울(Soft Seoul)을 지향합니다. 이 두 개념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 서울이 ‘소프트 시티’로 발전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헬레 소홀트]

제가 생각하기에 ‘소프트 시티(Soft City)’라는 개념은 도시 디자인의 언어로 볼 때 ‘인간적 규모의 도시’를 의미합니다. 서울은 매우 밀집된 도시이며,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높고 큰 건물들이 공공공간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1층에는 열린 활동 공간을 마련하고, 그 사이사이에 작은 공간이나 소규모 건물, 그리고 세심한 도시적 개입들을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야 도시가 부드럽게 숨 쉴 수 있습니다.


시장님께서 강조하신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히 ‘주거’가 중요합니다. 모든 세대, 특히 청년층과 젊은 가족들이 도시에 계속 살고 싶어 하도록 ‘주거의 경제적 접근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제가 오늘 기조세션에서도 보여드렸듯, 놀이터와 같은 공간이 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한 예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존의 틀을 넘어, 앞으로의 세대가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시장님께서 꼭 덴마크를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코펜하겐의 경우 전체 주택의 25%가 ‘비영리 순환형 주거모델’을 기반으로 한 ‘적정가 주택’입니다. 이 모델은 1960년대에 고안된 금융 순환 구조로, 지금까지 지속 가능한 주거를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도시개발 방식과 ‘인간적 규모’를 갖춘 건축이 앞으로 서울이 나아가야 할 미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세훈]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우베 크레머링 회장님께 질문드리겠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여러 차례 서울을 방문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양한 나라의 도시들을 비교해 보신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의 브랜드 경쟁력과 도시 매력도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



[우베 크레머링]

우선 다시 한 번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서울시청에 올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저는 이전 직장에서도, 또 지금의 iF 회장으로서도 여러 번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서울을 좋아하는 이유는 ‘균형(Balance)’에 있습니다. 전통과 혁신의 균형, 자연과 기술의 균형, 그리고 지역적 정체성과 세계적 비전의 균형 말입니다.


서울은 고유한 지역적 정체성을 지니면서도, 이를 매우 현명한 방식으로 전 세계와 공유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균형감이 바로 서울을 매우 매력적인 도시로 만드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세훈]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서울의 브랜딩은 ‘오랜 역사와 현대적 매력의 조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이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과 한국 기업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베 크레머링]

이 부분은 잠시 후 제 발표에서도 조금 더 다루겠지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iF 디자이너들, 해외의 국제 디자이너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참여한 100명의 심사위원 들은 디자인의 품질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과 서울의 제품 출품 대비 수상률이 꾸준히 상승해 왔으며, 현재는 약 40%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iF 디자인 어워드의 전체 평균 수상률이 약 30%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심사위원들이 한국의 디자인을 특히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가능한 이유는, 삼성, LG, 롯데 등과 같은 대기업들이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들은 우리가 던지는 질문들에 반드시 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들의 제품이 지속가능성, 기능성 등 다양한 기준을 얼마나 충족하는가 하는 질문들입니다. 


따라서 iF 디자인의 관점에서 볼 때, 서울에서 온 모든 제품들은 매우 높은 품질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그만큼 서울의 디자인은 세계적으로도 품질 면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세훈]

감사합니다. 


서울은 현재 ‘글로벌 Top  5 도시’를 목표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도시디자인의 측면에서 서울은 현재 어느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시는지, 또 보강하거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지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우베 크레머링]

저는 도시계획가도, 건축가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히 말씀드리자면, 서울은 지난 수십 년간 건축과 인프라 측면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 덕분에 오늘날 서울은 매우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상 속에서 개선의 여지는 항상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포용’이라는 주제도 중요하고, ‘기후 회복력’ 역시 주요한 화두입니다. 또한 시민 참여와 관련된 부분들 역시 서울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제안은, 이러한 거대 인프라나 건축과 같은 영역뿐만 아니라 작은 일상 속의 요소들 즉, ‘매일의 도구들’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밀한 요소들을 개선해 나간다면, 인프라나 건축 등과 결합되어 서울을 세계 Top  5 도시로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서울은 이미 Top  5 안에 들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작은 일상의 요소들’이 바로 서울이 더 나은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집중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오세훈]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디자인으로 만드는 글로벌 삶의 품격’이라는 주제로 포럼이 진행되는 것은 서울이 이제 세계 속에서 삶의 품격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모든 변화와 혁신이 디자인을 통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서울시가 모토로 삼고 있는 ‘동행 매력 특별시’ 다시 말해서 약자와의 동행과 도시 경쟁력을 뜻하는 매력, 이 두 가지 비전이 어쩌면 디자인을 통해서 모두 다 실현 가능해질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두 분께서 주신 말씀은 서울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큰 인사이트와 자양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방금 나눠주신 좋은 말씀들을 서울시가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큰 밑천으로 삼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디자인계를 대표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서울시가 이러한 국제 포럼을 개최하는데 힘을 보태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도움이 서울시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짧은 대담이었지만 두 분께서 주신 말씀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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