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ing Public: 디자인으로 촉진하는 도시 연금술
세션2. 도시의 내일-디자인의 새로운 비전을 통한 미래 감성도시
Going Public: 디자인으로 촉진하는 도시 연금술
_윤미진, 코넬대학 건축예술대 학장 & Howeler + Yoon Architecture 공동대표
오늘 발표의 제목은 고잉 퍼블릭(Going Public)입니다. 이것은 재계에서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민간 기업이 처음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해 상장할 때를 이야기하죠. 회사가 상장을 하면 책임이 점점 커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를 도시와 도시의 휴머나이징에 적용을 해볼까 합니다.
도시에 대한 사고의 전환
도시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저는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잉 퍼블릭은 공익을 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고요. 사실 우리는 팬데믹 기간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는데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사회적 상호작용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도시와도 다시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고요. 이러한 상호작용은 늘 모니터링과 모델링되고 또 중계되고 있습니다. 기술은 전대미문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죠. 하지만 도시는 그 어느 때보다 취약합니다.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사회 경제적인 도전 과제뿐만 아니라 과거에 볼 수 없던 수준의 기후 변화도 도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기후 재앙은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요. 기록적인 폭염, 해수면 상승 등이요. 앞으로 도시들은 더 많은 전대미문의 도전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많은 도전 과제 앞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디자이너 또 도시 계획자로 저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저는 공적 공간과 건축물 디자인을 통해 공공 영역에 기여하려고 합니다. 특히 저는 공공 공간과 관련해 늘 이 규칙, 룰즈(Rules)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 공공기관에서의 규칙은 항상 무엇을 하면 안된다는 것이 더 많죠. 그리고 저는 또 공공 공간에서의 사회적인 규범 행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공공 영역은 결국 이용자에 의해 공적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도시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다니다
비토 아콘치(미국의 개념 예술가이자 건축가)가 1960년대에 사람들의 움직임을 따라다니고 사진으로 기록하며 일종의 공공 매핑을 하는 프로젝트를 전개한 것이 있습니다. 사람이 공공 공간에서 이동하는 여정을 따라간 것이죠. 이 작업을 하면서 그는 공공과 민간 영역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인 관습과 룰을 매핑하게 됩니다. 저의 초기 작업 역시 반응 기술을 이용해 어떻게 공공 영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조명과 소리가 반응을 합니다.
이제 소개하는 프로젝트는 ‘스윙타임’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이 위치한 보스턴시에는 아주 큰 부지의 땅이 있었습니다. 폐허와 같은 땅이었는데요. 이곳을 사람들의 발길을 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었죠. 이곳에 있는 그네를 타면 가속열과 기울기에 따라 LED 출력을 조정하게 됩니다. 공터가 재미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죠.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남용하는 경우도 있어서 보스턴시에 룰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정도였죠. 홍콩에 있는 퀄린파크처럼요, 퀄린파크는 저희 스튜디오에서 아예 룰을 만들었습니다. 공공 장소에서 애정을 표현해도 된다는 룰도 있고요.
저는 이러한 프로젝트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미국에 있는 도로들은 차선을 줄이면서 보행자 자전거 친화적인 도로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시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죠. 아리조나 주 피닉스의 경우에는 공공 양산을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굉장히 더운 도시이기 때문에 기온이 많이 올라가는데요. 지금 보면 이 열도 흡수하고 그 다음 밤에도 이렇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워낙 밤에도 기온이 많이 올라가기에 밤에 점점 더 활동이 늘어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보여드릴 곳이 공공 인프라를 이용하는 방식인데, 이곳은 보스턴 시내에 있는 파일링 베이스맨 인사이트입니다. 아무것도 없고 지하철 입구만 있었습니다. 이곳을 공공 공간으로 탈바꿈시켜야 했는데요, 지하철 입구 위까지 공공 공간으로 만들면서 공간의 규모를 2배나 키운 극장으로 바꾸었습니다. 계단에 앉아서 무대를 볼 수 있도록 했고요. 아마 여러분이 보스턴에서 이 곳을 지나가면 여러 음악가들이 버스킹 하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도시를 크게 탈바꿈시킨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어떤 시설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또 도심의 회복 탄력성을 제공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도시의 숲 같은 경우에는 장기적으로는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할 수가 있겠죠.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는 멋있는 건축물들이 많았었습니다. 헤더윅스튜디오에서 만든 영국관도 있고요. 그런데 이 건축물들이 사라지고 난 후 10년 가까이 엑스포가 개최되었던 땅을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부지를 도시공원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분들이 공원에 쉽게 올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었고요. 중국은 유고한 역사와 문화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많은 전통 정원과 다리들이 있는데요. 이 다리들을 살펴보니 A지점과 B지점을 직접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주변 풍경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조금 다른 그런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큰 플라자이자 중간에는 인공 호수를 넣을 수 있었죠. 흥미로운 점은 여기에 여러 개의 다리를 통해 교량과 플라자의 요소들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바로 다리를 건너지 않고 이 다리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만들었습니다. 이 교량은 사람도, 구급차도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프로젝트의 규모는 컸지만 이런 휴먼 스케일을 감안하면서 설계한 것입니다.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도시의 자세
사실 이러한 기후변화에 도시는 가장 최전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도시화는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 GDP의 80%가 도시에서 창출이 되고 있고요, 그러면서 동시에 전 세계 에너지의 78%가 도시에서 소비되고 있죠. 또 온실가스 배출량의 75%가 도시에 의해서 유발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모든 구조물들이 친환경적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내재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운영과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보여드릴 시설은 유리로 된 상자입니다. 왜냐하면 클라이언트가 투명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거든요. 도시에서 이렇게 캐노피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그늘을 만드는 것이죠. 그래서 분산된 채광을 최대한 이용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열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최소한의 자재를 사용을 해서 최대한의 그늘을 만들었습니다. 이 그늘을 통해 건물을 운영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나무를 정말 좋아합니다. 나무는 어떻게 보면 분산된 공공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저희 랩에서 진행했던 연구 프로젝트를 소개할 건데요. 공공에 나와 있는 데이터를 봤습니다. 뉴욕의 트리 센서스 데이터, 뉴욕의 2017 라이더센 데이터입니다. 이런 데이터는 다 공개되어 있는데, 저희는 이 데이터를 통합해 인터페이스를 만들었죠. 그래서 누구든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의 나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받아볼 수가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나무가 심어져 있는지 그리고 나무가 심어진 환경의 관계에 대한 정보는 무엇인지 받아볼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을 하다 보니 꼭 필요하지 않은 곳에 나무가 심어져 있거나 나무가 필요한 곳에서는 나무가 심어져 있지 않다는 것들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툴이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특히 뉴욕시와 뉴욕시 기관에게 이 툴을 통해 도시의 리소스를 더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가 있었습니다.
모든 도시에 이렇게 나무로만 저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달성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의 영역에서 인간 중심의 도시를 만드는 데는 건축물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보스턴에 2층, 3층짜리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곳과 굉장히 높은 건물들이 있는 곳의 중간 지점에 주차장으로 쓰던 공간 개발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 볼게요. 사실 굉장히 매력적인 부지인데 아무도 여기에 그 어떤 것도 개발하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스타트업 개발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부지 자체도 작았지만 이 인근 지역의 주민들이나 보스턴 시와의 협상도 쉽지 않았죠. 그래서 건축물은 여러 가지 레이어를 통해 휴머나이징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또 이 인근에서 많이 소비되는 자재들의 질감을 조사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여러 개의 겹으로 이루어진 플루트 형태를 적용해 다차원적인 질감을 제공하고자 했죠. 이렇게 하면 옆에 위치한 조금 높은 건물과도 조화를 이루면서 휴먼 스케일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건물은 각 층마다 8개의 유닛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부지는 작지만 인도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좁은 부지를 유지했습니다. 인도가 있어야 인근 지역으로 연결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커뮤니티와 함께 지상층에 있는 이 인도 부분을 넓히고 연결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덕분에 길 건너편과도 연결이 되었습니다. 이는 2개의 타운하우스를 연결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타운하우스는 동네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어요. 그래서 기존에 있던 타운하우스 느낌은 그대로 살렸습니다.
사실 저는 사회 여러 기관들이 도시 패브릭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대학교 는 접근성을 높이고 커뮤니티에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미국 대학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공동체에 환원할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습니다. MIT는 메사추세츠 에비뉴77 거리에 위치해 있어요. MIT에 오는 사람들의 95%는 이곳 정문을 통해 MIT로 들어옵니다. 그러다 MIT에서 이 캠퍼스스퀘어에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고, 4개의 큰 건물을 세우게 됐죠. 그렇게 되자 새로운 출입구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MIT뮤지엄과 환영센터를 주요 건물로 두고 새로운 입구를 설계했죠. MIT 같은 경우는 굉장히 개방적인 캠퍼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근의 다른 대학교는 대부분 펜스가 있는데 MIT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결되는 새로운 지하철 입구를 만들기도 했고요.
또 MIT 박물관은 저희가 디자인했는데요. 첫 3개 층에 MIT 박물관이 있습니다. 갤러리는 2층에 위치하는데, 우리는 전면과 후면의 경계를 약간 흐릿하게 두어 오히려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공공 장소로서의 개성을 살릴 필요도 있었고 그래서 밖에서 안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케임브리지시 주민들도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했고요. 계단을 올라가면 전시 공간으로 갈 수가 있고요. 2층에 가면 여러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가다 보면 고도가 바뀌면서 다른 층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계단이 나오고, 그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3층인 거죠. 계단에서도 북토크 같은, 여러 다른 행사가 개최됩니다.
또 다른 건물로 MIT대학교 경찰 소속이었던 숀 컬리어를 기념하기 위한 콜리어기념관입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으로 순직을 하신 분인데요.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그래서 조금은 감정적으로 접근했습니다. 생명에 대한 상실감 그리고 MIT캠퍼스에서 일어난 첫 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실제로도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있을 때 강하다’는 키워드를 반영했습니다. 그래서 아치형이 서로 기대고 형태로 만들었죠. 그리고 그걸 넘어서는 32개의 블록들이 돔 형태를 공중에 떠받치고 있고요. 그래서 어떤 고대의 볼트처럼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독립적인 블록이 모여 전체적인 형태를 물리적으로 떠받들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 다음으로 비슷한 성격의 버지니아 대학교 내 추모관입니다. 버지니아 대학교는 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대학입니다. 버지니아 대학교는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동시에 미국의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머스 제퍼슨이 설립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토머스 제퍼슨은 600명에 달하는 남성, 여성, 아동, 노예를 거느린 사람이기도 했는데요. 그동안 버지니아 대학교의 역사 중 노예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 2007년, 처음으로 유감을 표현하며 숨겨온 역사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했죠. 그리고 2012년, 버지니아 대학교 총장이 노예 제도 관련 위원회 등을 구성했습니다. 이들과 6개월 동안 협업을 했고요. 이 커뮤니티는 어떤 상징적인 추모 오브제가 주인공이기보다 공간이 드러나기를 원했습니다.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는 공간이요. 역사학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약 4000명 정도의 노예가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1817년부터 1865년까지 일했다고 합니다. 대부분 이름이 없고 기록에도 ‘미상’이라고만 되어있죠. 저희는 개방된 구조의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어 단차를 두었고, 벽에 추모 마커를 남겼습니다. 여기에 마치 상처처럼 돌을 살짝 파냈는데, 비가 오면 물을 머금다 흘러서 마치 눈물이나 피가 흐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희는 이곳이 완성된 추모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이름이 발견되면 계속 추가해 넣을 생각입니다. 이곳에 와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추모 행위를 하고 있죠. 인종차별과 이로 인한 폭력이 얼마나 지속되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도시의 공공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도시의 공공성을 살린다는 것은 결국에는 보다 정당하면서 평등한 도시를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사회적, 환경적으로 회복성과 유연성을 가진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특히 기후변화와 같은 여러 난제에 대응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공공의 장소와 공공의 영역을 공공 인프라의 일부로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술이 굉장히 강력한 도구임은 분명하지만 그것 자체는 해결책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우리가 민관이 함께 하다 보면 도시가 휴머나이징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대중을 위해서 공공 장소를 디자인하는 것이기에 일반 시민들이 디자인 프로세스에 꼭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모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인용 문구를 소개하면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즉흥적인 협력을 통해서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누군가의 권리를 빼앗지 않으면서 함께 할 때만 우리가 100%의 인간성에 도달할 수 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