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서울디자인국제포럼 3차 사전포럼 Part2

​2022 서울디자인국제포럼 3차 사전포럼


참석자 : 이현성(홍익대 교수), 이종혁(광운대 교수) 서승교(HiDD Group 대표), 

         홍태의(공공디자인 STU.dio 대표) 




서울시는 2014년부터 사회 문제 해결 디자인을 통하여 인지건강 디자인, 스트레스해소 디자인, 생활안심디자인 등의 유형을 제시하고 다양한 공공가치를 구현하는 디자인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왔습니다. 디자인이 우리 삶 속에서 어떠한 문제를 발견하고, 어떤 방식으로 공공가치를 만들어 내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3차 사전포럼은 디자인의 역할–전략–방법이라는 세 가지 순서로 구성됩니다. 첫 번째는 ‘배려'의 디자인으로 고령화와 유니버설에 대한 디자인의 가치와 역할을 살펴보고, 두 번째는 일상 속의 문제들을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는 전략의 사례, 마지막으로는 시민이 함께 만드는 ‘거버넌스’ 디자인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TALK 2. 공공디자인이 변화시킨 일상 속 가치


 

[ 이현성 ] 

두 번째 주제는 공공디자인이 변화시킨 일상 속 가치입니다. 공공 문제 해결에 있어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마음풀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의 스마트 기기 중독 및 디지털 과의존에 대한 디톡스와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진행된 사업입니다. 실내에 조성된 녹색의 생태공간이 정서적 측면에서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바이오필릭' 개념을 적용한 디자인 사업입니다. 


[ 홍태의 ] 

바이오 필릭은 1984년 에드워드 윌슨이라는 사회 생물학자가 제안한 개념입니다. 휴먼 스페이스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일상생활 속에 자연 녹지가 조성되어 있을 때 행복도는 15%, 생산성은 6%, 창조성은 16% 향상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일상이 녹지로 인해 더 행복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음풀 프로젝트는 이러한 내용을 기반으로 바이오필릭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였고,  청소년들이 흙과 풀을 직접 만지고 키우도록 유도하여 일상 속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고 스트레스 저감을 유도하였습니다.  


[ 이종혁 ] 

마음풀 프로젝트는 굉장히 과감한 프로젝트입니다.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반려나무를 관리하고 식물을 돌보는 활동을 촉진하고 이를 공동체 개념으로 확장하여 서로 더 많은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였습니다. 학생들의 공통된 관심사의 소재로 녹지의 의미가 확장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이현성 ] 

학교 공간 안에 과감한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유지 관리 특면에서 사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 학생, 교사, 학부모, 학교 식물 관련 전문가, 관련대학교 그리고 관련 시민단체가 함께 모여 녹지의 유지 관리를 위한 협력형 거버넌스가 구성되었습니다. 공간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의 거버넌스가 구성되다보니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공공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 서승교 ] 

마음풀 프로젝트의 바이오필릭이라는 솔루션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거버넌스가 형성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통해 파급력과 영향력이 확산 되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단편적으로 접근하거나 부분적인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문제를 공유하고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입체적으로 문제를 이해하고 더 좋은 솔루션을 찾기 위한 노력의 측면에서 의미있는 프로젝트라 볼 수 있습니다. 


[ 이현성 ]  

‘만족은 과정에서 나온다’라는 팀 브라운의 얘기가 있듯이 혁신 디자인이라는 것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해주는 결과 중심의 디자인이라기보다 거버넌스와 같이 과정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녹색 공간을 교실 안으로 유입시킨 마음풀 프로젝트가 갖고 있는 의미들로 우리는 일상 공간 안에서 다양한 공공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디톡스와 스트레스 저감,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매개체로도 활용된다는 것이 새롭습니다. 


[ 이종혁 ] 

실내 정원을 교실 안으로 가져옴으로써 기대되는 효과도 있지만 나름의 작은 갈등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좀 더 긍정적인 효과에 더 많은 비중과 가치를 두고 이것을 채택하는 의사결정 자체도 굉장히 좋은 디자인 과정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 사례로 판단이 됩니다.


[ 이현성 ] 

충신마을의 사례는 경사진 보행로로 이루어진 일상 도로 공간을 자동차와 보행자가 공동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많은 위험이 존재한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디자인 시범 사업을 진행했는데 사용자의 신체 특성을 고려한 에르고 디자인을 적용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많이 보입니다.


[ 홍태의 ] 

이곳은 골목길 형태의 좁은 공간이면서 가파른 경사로로 이루어져 있는 지역입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보행자의 행동을 관찰을 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어포던스 디자인 관점의 시설과 공간들을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면 수평의 손잡이보다 수직의 손잡이가 사람의 몸쪽으로 끌어당기기에 좀 더 쉽다 보니 물결형 안전 손잡이를 설치하였고, 경사로를 오를 때 시선이 자연스럽게 바닥을 향하는 행동 패턴을 분석해서 하부에 정보를 배치한 안내판디자인이 있습니다. 또한 고령자들이 계단을 오르기 전, 간단한 준비 운동을 하고 올라갈 수 있도록 대기 맞춤 공간을 만드는 등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디자인이 적용된 사업입니다.

 

[ 이종혁 ] 

어르신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발견해낸 디자인의 요소들이 좋은 사례로 보이는 이유는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는 다른 공간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꼭 어르신 사용자 뿐만 아니라 일상의 다른 공간에서 전혀 다른 목적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디자인 요소들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각 형태의 손잡이는 사람들이 일반 공간에 설치된 손잡이를 손으로 잡는 것이 습관화 되어 있음을 고려했을 때 자연스러운 사용을 유도하면서 편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즉, 같은 디자인인데 전혀 다른 공간에서는 전혀 다른 쓰임새를 가질 수 있는 요소들로도 활용이 될 수 있는 확장성이 존재합니다.


[ 이현성 ] 

서울시의 디자인 사업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개념들이 많이 적용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바이오필릭, 주위회복이론, 에르고(Ergo), 행동지원, 넛지 등의 개념을 적용해서 심리적, 정서적 측면에 이르는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사업들이 서울시의 특정 공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다양한 생활공간으로 확산되어 공공디자인이 변화시킨 일상 속 가치가 구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홍태의 ]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일상 속 가치는 ‘휴식’입니다. 휴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편안함을 누리기 위한 목적이 있긴 하지만 휴식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마련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일상 속의 디자인은 평범하지만 다음 스텝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그런 휴식의 개념이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이종혁 ] 

서울시가 했던 사례들을 보면 디자인은 매우 ‘단순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있던 일상의 공간을 다르게 배치하거나 아니면 작은 기호들이 배치되는 등의 사소하면서 단순한 변화를 통해서 큰 행동 변화를 이끄는 디자인 전략이 서울시의 여러 사례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 서승교 ] 

‘Big Problem, Simple Solution’ 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서울이라는 큰 도시 안에서는 필연적으로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때, 손에 잡히는 단순한 솔루션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자인의 힘입니다.


[ 이현성 ] 

디자인이 가지는 가치는 정해져 있지 않아서 더욱 매력이 있습니다. 

디자인이 우리 일상 속에서 더욱 다양하게 활용되어 우리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잘 적용되고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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