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적이고 수요지향적 근 미래 정책의제 발굴을 위한 새로운 도구__ De-sign:Re-form
발표자: 구유리 (홍익대 서비스디자인전공 교수, 서비스경험디자인연구소(SDE lab.) 소장)
"How design thinking, a human-centered approach to problem solving, can play a powerful role in the social sector?
인간중심 문제해결 방법으로서의 디자인씽킹이 공공과 사회적 영역에서 어떻게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유형의 재화 디자인에서 시작된 디자인은 오늘날 경험과 서비스처럼 무형의 상품을 창조하며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제품보다는 모바일 앱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스템을 감성적으로 만들어내는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사용자의 보이지 않는 니즈를 발견하고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서비스 디자인은 기업 뿐만 아니라 병원, 은행, 교육기관 등 산업의 다양한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디자인 트렌드는 유형의 재화에서 무형의 가치 디자인으로 변모하고 있고 이러한 디자인은 특정 사용자들 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과 공동체 차원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공동의 프로젝트가 생성되고, 문제에 대한 기술적인 해결책 뿐만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들이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의 영역 확장은 결국 디자인 혁신으로 이어집니다. 디자인 혁신이란 일반 대중부터 커뮤니티와 국가에 이르는 대형 조직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구성원이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사람이 디자인 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그 디자인을 매개로 새로운 관계를 창조해 내며 모두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사회를 이끄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DESIGN vs POLICY
2014년 한 저널에서 디자인과 정책수립은 굉장히 유사한 행위라는 학자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두 가지의 행위는 반복되는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 어떤 것들을 통합하고 실험과 탐험을 수반합니다. 훌륭한 행정과 정치가는 도전적인 상황을 다루는데 있어서 탁월한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을 발휘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력을 활용하는 행위의 본질은 결국 디자이너가 추구하고 있는 가장 이면에 있는 가치입니다. 따라서 디자인과 정책의 입안은 창조적인 문제해결력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것을 만드는 일련의 활동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인 관계성을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디자인 폴리시랩(Policy Lab)에서는 디자인의 맥락을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문제해결에 있어서 창조적인 디자인은 제일 처음 우리가 다루는 모든 인공물의 접점에 형태(Form)를 부여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러한 역할이 조금 더 확장되어 사용자의 경험과 플랫폼의 세계로 이동하면, 우리는 시스템과 서비스 디자인의 영역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것이 또 다시 커뮤니티의 가치와 공동체가 지켜야 할 규칙과 원칙의 영역으로 확장된다면 우리는 사회적 맥락 자체를 새롭게 구성해야 하는 정책 디자인의 영역에 맞닿게 되고, 결국 디자인이 가져야하는 창의성과 정책 입안이 가져야 하는 본질은 동일한 속성을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디자인적 사고는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공공영역에서 가치와 원칙을 수립하는데 관여하는 모든 사람이 필요한 자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혁신
오늘날의 혁신에도 새로운 방식의 혁신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관점의 혁신과 오늘날 새로운 시대의 혁신을 비교해보면 과거의 혁신은 전문가 중심의 혁신으로 행정 전문가 혹은 디자인 전문가들이 그들의 몫을 해냄으로써 혁신을 주도해왔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의 혁신은 모두가 함께 기회를 발견하고 이질적 집단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혁신에 대화에 참여하여 협업의 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때 다루어지는 문제 역시 누구나 인식하는 공공연한 문제라기보다 가변적이고 명확하지 않은 유연한 상황에 대한 문제를 다루게 됩니다. 특히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대화의 방식인데, 기존의 과거의 자료들을 토대로 경쟁 대안들 간에 평가와 선택을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시대의 혁신은 지금껏 보지 못한 가능성을 개발하기 위한 통찰, 기회 및 학습을 추구하는 형태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디자인 사고, 디자이너적 기술, 디자인씽킹
디자인사고, 디자이너적 기술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디자인씽킹은 사고방식과 행동의 뚜렷한 변화를 장려함으로써 새로운 방식으로 혁신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과 팀,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방식의 근본적인 특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혁신의 출현에 따라 디자인씽킹은 더 효과적으로 공공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공통 언어’ 및 ‘문제해결 방법론’을 제공합니다.
디자인씽킹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5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먼저 디자인 에스노그라피(Design ethnography) 등의 방법론을 사용하여 사용자에 공감하고 집중하며 이러한 통찰의 과정을 통해 문제가 있는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생성하게 됩니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하여 통찰력을 공유하고, 창의성과 제약 없는 사고를 통한 반복적인 실험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통합적인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 시대의 변화를 살펴보면, 미래는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현재에 기반하거나 과거의 경험에서 얻어진 통찰을 통해 지식을 만들고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실행해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의 시대에는 예측하지 못한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미래가 우리가 지나온 과거를 반영한다고 섣불리 가정할 수 없습니다. 현실적 통찰과 더불어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상상할 수 있는 예측적 통찰 능력이 중요시되고 있는 가운데 정책 입안자와 전략가, 서비스 제공자와 공무원들은 각자의 책임영역에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추측하고 새로운 외부 데이터와 이를 결합하여 미래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측과 추측적 디자인 방법은 공공의 영역에서는 낯선 개념일 수 있으나 코로나19 이후 맞이하게 될 미래에는 새롭게 얻어진 질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 대한 관찰과 공감을 통해 예측과 시나리오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용자들이 직접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하고 공동 생산하는 프로세스의 구축 필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 나은 문제해결법을 위한 디자인 도구의 활용
이와 관련하여 이하에서는 문제해결에 새로운 목소리를 가져온 공동디자인사례와 미래지향적이며 창의적인 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여 예측적 통찰(Foresight)을 제시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디자인 도구의 3가지 범주 © SDE lab.
사례 1. 자폐증이 있는 성인을 위한 커뮤니티 주택 설계
Living in the Community Housing Design for Adults with Autism : Kingwood Trust (2010)
첫 번째 사례는 성인 자폐증 환자를 위해 환경을 개선한 사례로, 영국의 자선 단체인 킹우드 트러스트(Kingwood Trust)가 영국 RCA 예술학교와 함께 협업해서 1년간 진행한 디자인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성인 자폐증 환자들이 신체적으로 건재한 가운데 수용소와 같은 시설에서 제한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들이 자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 개선의 필요성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자폐를 가진 이들이 스스로 ‘선택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디자인 과정에 성인 자폐증 환자와 가족, 간병인을 주거공간, 외부공간, 일상 활동 공간 디자인 과정에 참여시켰고, 그들을 위한 새로운 거주공간을 구축하였으며, 성인 자폐증 환자 대상의 디자인 지침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디자인 기준과 포괄적 관행을 개발하여 자폐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의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는 능력을 극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을 전개할 때 그들의 환경을 경험하고 그 안에 있는 사람과 사물을 인식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성인들은 감각에 굉장히 민감하고 남들과 다른 특별한 관심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의학적 정보 이외에도 자폐증 환자들의 민감성에 대해 바르게 이해한다면 그들의 환경이 어떻게 구축되어야 하는지 디자인의 영역에서 접근해볼 수 있습니다. 킹우드는 자폐증 환자와 가족, 간병인들의 의견을 듣고 사용자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감각 소품 만들기나 감각 선호 카드 제작 등 디자인 도구를 적절히 사용하였고 디자인 도구의 시각화를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하였습니다. 그 결과 환자와 가족, 주변인들이 인식하거나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통찰을 표면화 할 수 있었고 개별주거공간과 공용 공간 개선, 야외 녹지공간 구축, 일상의 개인적 활동 장려 등 자폐증 환자의 삶을 리디자인 하였습니다.
Living in the Community Housing Design for Adults with Autism: Kingwood Trust (2010)
특히 환자 스스로 일상의 활동을 해내고 온전히 자립할 수 있도록 시각적 도구로 통제권과 독립성을 부여하고, 일상 경험에 대한 프로토타이핑 워크숍을 통해 일상 경험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과정은 기존의 조사 방식과 도구에서 벗어나 조금 더 면밀하게 대상자에 맞춘 시각적 도구를 활용한 좋은 사례입니다. 특히 디자인 도구 시각화를 광범위하게 사용함으로써 자폐증 환자, 보조원, 가족들이 인식하거나 분명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통찰을 표면화함으로써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즉, 여기서 의미하는 ‘시각화’는 구어와 문자에 대한 의존을 벗어나 이미지를 만드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사용자들의 마음과 생각을 전달하는 설득력 있는 매개체적 도구가 된다는 점에서 강력한 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례 2. 고령화 인구의 미래
Future of an Ageing Population : UK Policy Lab(2015)
두 번째 사례는 앞선 사례보다 좀 더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 활용 사례입니다. 전 세계 곳곳의 도시와 지자체, 국가의 단위로 혁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폴리시 랩(UK Policy Lab)과 유럽연합 폴리시 랩(EU Policy Lab)의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고령화는 유럽에서 굉장히 큰 이슈로 다루어져 왔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의 폴리시 랩(UK Policy Lab)에서는 고령화 인구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정책 정보를 제공하고자 질적 자료를 수집하고, 고령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반응을 탐색하여 구조화 하였습니다. 고령화와 관련된 이슈들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폴리시랩은 미래의 고령화가 초래할 영향력에 대한 다양한 대중의 인식을 추가적으로 탐색하고자 추측적 디자인(speculative design) 도구를 사용하였습니다.
추측적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다양한 스펙트럼 중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사회를 색다르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것입니다(Dunne & Fiona Raby,2013). 본 프로젝트에서는 미래에 대해 도출된 이미지(영화적 프로토타입-diegetic prototypes)를 제공하여 시나리오에 대한 그들의 반응을 살피고 명시적으로 묘사된 것 너머에 또 다른 종류의 세계를 상상하도록 하였습니다. 미래의 모습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고 의도적으로 관점을 바꾸어 보는 등 창의적인 사고를 시도하는 워크숍 활동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 사회를 탐구하기 위한 출발점이 됩니다. 본 프로젝트는 추측적 디자인(Speculative and critical design: SCD) 기법이 영국 정부 정책 프로세스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합니다.
Future of an Ageing Population : UK Policy Lab (2015)
사례 3. 블록체인의 미래
Blockchain4EU : EU Policy Lab(2016-2020)
다음은 EU에서 진행했었던 블록체인 4U라는 프로젝트입니다. 블록체인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산업 및 비금융 부문의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둘러싼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대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미래지향적 프로젝트였습니다. 이 프로젝트 역시 추측적 디자인(Speculative and critical design: SCD)을 활용하였고 협업 프로세스를 통해 프로토타입 인공물을 생성하여 논의를 촉발하였습니다.
첫 번째 워크숍에서는 블록체인의 맥락과 사용 사례를 파악하고 산업 혁신의 광범위한 유럽 환경에서 블록체인이 사용될 수 있는 생태계 맥락을 탐색하였고, 두 번째 워크숍에서는 블록체인 산업화를 위한 시나리오와 아이디어들을 구성하면서 미래 시나리오와 프로토타입을 생성하고 본격적인 추측적 프로토타입을 설계하게 됩니다. 두 번의 워크숍 모두 시각적인 도구들이 다수 활용되었고 흥미로운 것은 참여적, 생성적, 추측적 설계방법 기반의 프로토타입 구상에 있어 두 명의 디자이너가 프로세스를 공동 지휘 하며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부분입니다. 세 번째 워크숍에서는 실제 상용화와 SME 혁신에 초점을 두어 그 주체들과 함께 논의를 진행하여 최전선에 있는 이해관계자 그룹이 참여하였고, 다섯 가지 산업의 영역(에너지, 운송 및 물류, 창조산업, 첨단 제조, 건강)에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의 미래 시나리오와 프로토타입을 공동 제작하였습니다.
모든 프로토타입은 정책 이해관계자 및 기타 청중에게 ‘만약에?(What if?)’라는 질문을 제시하고 그들이 서비스로 수행하거나 제공해야 하는 것에 대해 소개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의견을 수집합니다. 이 워크숍을 통해 전력의 공유 경제 모델, 블록체인을 이용한 신체 정보의 공유, 헬스케어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프로토타입 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사례 4. 정부의 미래
The Future of Government 2030+ : EU Policy Lab (2017-2019)
네 번째 사례는 급변하는 사회 및 기술로 인해 미래 정부의 역할과 형태 역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미래 정부의 역할과 형태, 구체적 모습을 조사한 EU 폴리시랩의 프로젝트 입니다. 새로운 사회적 과제를 탐색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사회의 추세를 분석하며 2030년과 그 이후를 내다보는 정부의 미래 역할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였고, 정치가와 행정가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몰타, 폴란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의 시민들, 기업, 시민 단체 대표, 디자인과 학생 등이 함께 모여 워크숍을 여러 단계로 진행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하였습니다. 워크숍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논의를 자극하기 위해 미래 비전 시나리오의 도구가 사용되었고 창의적 사고와 적극적인 참여 환경을 유도하기 위해 보드 게임 형태의 틀킷 ‘FuturGov Game’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특성은 추측적 디자인 접근법, 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기법이 집중적으로 사용되었고 시나리오를 발굴해내는 과정에서 상향식(bottom-up)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그리고 유럽 전역의 이해관계자들 중 디자인학과 교직원과 학생들을 참여하도록 하여 디자인 기반의 창의적 사고와 메이킹을 통해 가능성을 탐색하였고,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이를 가시화하는 데 그들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아젠다를 구체화하였습니다.
The Future of Government 2030+ : EU Policy Lab(2017-2019)
간단히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관계자들의 토론으로 약 20개의 시나리오를 도출하고 그 중 4개를 선별하여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시각화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렇게 도출된 ‘DIY민주주의(DIY Democracy)’, ‘민간 알고리즘(Private Algocracy)’, ‘슈퍼 협력 정부(Super Collaborative Government)’, ‘과잉 규제(Over-Regulatocracy)’라는 네 가지 주제에 대해 디자이너들은 다시 상호작용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공유와 논의를 반복하며 일련의 과정을 지속합니다.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디자인과 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다시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됩니다. 참여자들은 미래의 모습을 가정하고 액션카드를 통해 각자의 역할을 찾아 자신의 모습을 정의해보면서 다른 참여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대화 방식을 창의적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의 역량이 요구되며 물리적 인터랙션 또한 필요합니다.
이 사례의 특성은 디자인 기반의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한 공동 디자인 과정, 그리고 100명의 디자인과 학생들과 교원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창의적인 미래 시나리오와 개념 생성에 참여했다는 점, 초기에 미래 시나리오를 도출하여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촉발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여 다양한 논의를 촉발한 점 또한 시사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례 5. 2030년, QoLT(삶의 질 기술)를 통해 달라지는 장애인과 노인의 미래비전시나리오
: 국립재활원 + 홍익대학교 SDE lab(2021)
마지막 사례는 미래 비전 시나리오를 이용하여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과 홍익대학교 SDE Lab이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사례입니다. 장애인과 노인들이 미래에 QoLT, 즉 삶의 질 기술을 이용한다면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본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은 수요자 관점의 QoLT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미래의 모습과 그 영향력을 상상해보며 수요자 관점의 정책과 기술 개발이 성립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장애인과 노인으로 구성된 그룹과 재활공학, QoLT기술 전문가, 돌봄 전문가 등과 함께 코크리에이션 워크숍을 진행하였고 미래비전 시나리오를 구성하였습니다. SDE Lab은 서비스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실험 및 시각화의 다양성과 공동 창작, 그리고 수요자 중심의 문제 정의와 같은 강점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보려고 시도하였고, ‘만약에(What if)…?’라는 질문의 답을 도출하기 위해 미래의 요소들을 분석해 나가면서 기술을 이해하였습니다. 또한, 수요자들의 생활상을 파악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들과 진행했던 인터뷰 과정에서 동일한 그룹 내 다양한 이견들이 존재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사례의 특성은 기존의 기술 중심으로 분류된 QoLT영역을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들의 삶의 영역과 연결 지어 재해석 하였고 수요자 중심 QoLT 디자인 원칙과 아이디어 설계를 통해 미래 QoLT제품과 서비스 개발의 기반을 마련한 것입니다. 또한, ‘디자인 픽션’을 활용하여 QoLT 제품 및 서비스의 미래비전을 통해 장애인과 노인의 편익을 시각화하여 구체적 논의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수요자의 일상 속에서 QoLT가 활용되는 맥락을 시각적으로 구현 및 제시함으로써 장애인과 노인 관련 분야 관계자들의 이해도를 제고하였습니다. 이는 후속 관련 연구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 가능하며 향후 수요자 중심 정책 수립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 SDE lab.
우리는 이미 디자인이 가지고 있었던 가치와 역할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씽킹과 같이 통찰의 추구를 중시하는 문제해결 및 데이터 생성의 방식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인간중심적 참여적 방법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생성하며, 미래지향적 상상력에 기반하여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구체화하며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지원할 수 있습니다. 즉, 앞서 여러 사례를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디자인은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씽킹의 도구 및 공동디자인 방법론을 활용하여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사회를 색다르게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모든 노력은 우리사회의 선호적인 미래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발생할 때 디자인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사회의 문제와 이슈들을 변화시키는 선지자(visionary)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통합적이고 수요지향적 근 미래 정책의제 발굴을 위한 새로운 도구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